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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는 철저히 개개인의 주관적인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일본'영화는 무조건 안 본다는 사람도 있고
리얼리즘 영화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도 있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위해 억지로 '원더풀 데이즈'를 몇 번 씩이나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일 뿐이다.
'2시간+영화티켓'의 값어치를 하는지,
얼마나 재밌고, 새로운 경험, 생각을 하게 해 주는지가
나의 영화관람, 평가 기준이다.

일본영화래도 재밌으면 몇 번씩이나 볼 수 있고
아무리 한국 영화의 미래가 달렸다 해도 재미없는 영화를 굳이 볼 생각은 없다.
시장에선, 애초에 재미있는 한국영화를 만들어 당당히 내어놓아야 하는 거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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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는 영화를 영화 그 자체로 감상할 수 없는 영화다.
심형래의 인간극장, 한국 SF의 미래, 미국 수출
디빠-디까 충돌, 미디어의 이슈화까지...
너무 많은 외부 요인들이 얽혀있다.

심형래 감독님이 고생한 건 알겠다.
사상최대의 제작비를 조달한 능력도 정말 대단하고,
미국에서 메이저급의 규모로 개봉한다는 것도 참 의미가 있는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만들지 못한 건 어쨌거나 못한 것이다.
심감독이 '훌륭한 영화의 엄청난 부가가치'에 대해 역설하며 디워를 홍보함과 동시에
'디워는 스토리보다는 CG중심' 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영화와 CG는 다른 위상을 가진 이슈다.
(영구아트 측은 훌륭한 'CG'의 부가가치와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그 CG마저 (들인 돈에 비해)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디워 제작비 700억 (이 중 400억은 영구아트 CG작업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반지의 제왕 제작비 편당 1000억 (각본전개, 연출, 배우들의 연기를 빼고 CG만 보더라도 월등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화의 각종 효과는 어디까지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부가적인 요소라는 관점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한 픽사의 CG와, 그렇지 못했던 파이널판타지의 CG 간의 차이는
기술력이 아니라, 합당한 활용면에서의 차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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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스토리와 연출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가.
(사실은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완성도 있게 제작할 능력이 안 되었던 것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 왜 700억이라는 전무후무한 자본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는가.
- 왜 훌륭한 외부CG업체들 놓아두고, 굳이 맨땅에 헤딩하며 국내기술로 작업했는가.
(헐리웃 CG분야의 발전속도와 규모를 볼 때
향후 영구아트가 트랜스포머 수준의 효과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을까)

결국 감독의 영화자체에 대한 역량부족,
불필요한 시행착오 반복, CG분야에 대한 바른 인식부족(혹은 고집)의 결과로
지금의 디워가 탄생되었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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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요즘 이슈가 이슈이다 보니 영화평이 너무 길어졌다.

[감독님 고생하셨지만, 디워 참 아쉽게도 재미 없었고, 영화비와 시간이 아까웠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래도 대박났으니 심감독님 고생한 보람이 있을 듯,
어찌되었든 영구아트의 다음 영화가 어떤 모습으로 이슈를 몰고 올지
기대를 안 할 래야 안 할 수 가 없게 되었다.
좀 더 기본이 탄탄해 지고, 내용과 효과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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