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유감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던 총선이었다. 새누리당은 과반의석을 차지했고,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만큼이나 문제 많은 정치집단임을 증명했다. 특히나 50%대의 투표율을 보인 국민들에게도 크게 실망했다. 대통령과 여당 야당이 골고루 엉망인 이유는 곧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그렇기 때문이었다.

가장 마음에 상처가 되었던 것은 김용민 막말 파문이었다. 분명 김용민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즉각 사과했고, 8년 전 일이었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방송에서 당시 미군의 성폭력 사건을 비판하는 상황이었으며, 문제의 발언은 작가가 쓴 말이었다는 건 조중동과 공중파 그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어쨌거나 후보 사퇴를 논할 만큼 충분히 잘못한 일이었으나 따져보면 법적으로 잘못한 일은 아니었고, 오히려 실제 성추행을 시도하거나, 논문 표절 등 법으로 처벌받아야 하는 새누리당 후보들은 멀쩡히 당선이 되었다. 게다가 조선일보는, 청와대의 불법사찰 의혹을 실어야 할 1면에 김용민 막말 기사를 실어 야구장과 아파트 단지에 무료로 뿌려대기까지 했다.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

아마도 오늘 여러 교회에선 ‘교회에 대해 막말한 김용민이 벌받았다.’는 내용의 설교가 행해졌을 거다. 한국기독교를 대표한다는 한기총에서 대놓고 김용민과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는 성명을 낼 때는 눈 앞이 캄캄했다. 정말로 그가 한국 교회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들어나 보고 그를 비판하는 목사님이 있을까 의문스럽다. [궁극적으로 나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결코 무너지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문제가 된 인터뷰에서 김용민이 했던 말이다. 새누리당이 백년만년 정권을 잡아도 좋고, 이명박 대통령이 재선 삼선을 해도 좋으니, 제발 한국교회만은 똑바로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

 

* 문제가 되었던 김용민 인터뷰 원문

"하나님은 어릴 적 구주로 고백할 때부터 늘 변함없는 신앙의 대상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즉, 범죄를 주도하는 기득권 세력들과 그것에 침묵하고 동조하는 세력들이 버무려져서 거대한 한국교회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척결의 대상일 뿐."

"종교 지도자들이 높은 직함을 얻기 위해 공공연하게 돈을 뿌리고 부정선거를 저지르며 순진한 교인들에게는 거짓말을 한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교세가 커지면서 반복되는 현상으로 구조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구조적 범죄 집단인 셈이다."

"물론 모든 교회가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교인들이 헌금할 때는 본질적으로 교회가 그 돈을 좋은 곳에 많이 써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비록 내가 현 정부와 더불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미래를 예견하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즉, 2012년 이명박 정부와 몰락하는 것은 개신교회의 기득권 세력이지 주님의 참된 교회는 아니라고 믿는다."

"내가 직접 만나보고 대화해본 교인들을 보면 교회에 대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구조적인 범죄집단으로 몰락한 우리 교회들을 그리스도의 참된 교회로 변혁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http://www.newsnjoy.us/news/articleView.html?idxno=2744
(실제 이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자는 이번 언론들의 짜깁기 보도 행태에 반박글을 올리기도 했다.)
http://www.newsnjoy.us/news/articleView.html?idxno=2822

 

* 이런 인터뷰를 가지고 이번에 언론에서 짜깁기 보도한 정황

 

 

* 아래는 한기총의 김용민 패륜아 비판 성명서 링크
(기독교에 대한 건강한 비판도 참지 못하는 그들의 일차원적인 태도가 정말 걱정스럽다.)
http://tinyurl.com/bpufn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