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왠지 2% 부족했던 뮤지컬 풍(?)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작품이었다. 특히 라푼젤의 지루한 일상을 노래하는 오프닝 'When will my life begin' 은 그 옛날 미녀와 야수에서 벨이 마을의 풍경을 노래했던 'Belle'의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려 주어 오랜 디즈니 팬들에겐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역시나 음악 감독이 같은 사람이었다.)


정말 많은 장점을 가진 작품이지만, 특히 놀라운 3D 구현에 감탄을 금할 수 가 없었다. 상영시간 내내 팔랑이는 저 긴 머리. (형광으로 빛나질 않나, 나중에는 물에 젖기까지 한다.) 결국 픽사가 아니었으면, 21세기가 아니었으면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후한 점수를 받을만 하다.



이 변화무쌍한 컬러의 카멜레온 캐릭터 역시 3D 애니메이션이 아니었으면 엄청난 노가다를 통해 만들 수 밖에 없었을 거다. 물론 가끔 너무 기술적인 측면에만 치중한 3D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정말 끝내주긴 하는데, 그냥 실사로 찍는게 더 편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라푼젤은 너무나 영리하게 기술을 활용했다. 카멜레온도 그렇고 밤하늘과 강을 가득 메웠던 등불의 표현은 정말 압권이었다.



라푼젤의 백미였던 장면. 잔잔한 듀엣곡 'I see the light'을 배경으로 온 왕국이 잃어버린 공주를 그리며 등불을 띄우는 장면에선 정말 뭐에 홀린듯이 빠져들어 봤다.



그리고 통통 튀는 생명력의 캐릭터들이 보는 내내 즐거움을 더했다. 아 정말 잊을 수 없는 막시무스. 이 정도면 슈렉처럼 아예 시리즈로 제작해도 좋을 것 같다.

가만히 앉아 보는 입장에서 뭘 안다고 '잘했네, 고생했네' 이야기하는게 민망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과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언제나처럼 이런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어느새 할아버지가 되셨을 음악감독님도 건강히 좋은 노래들 많이 만들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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