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햇수로 2년이 지나서야 신혼여행 사진을 올리게 되었다. 여행기간 중 촬영한 천여장의 사진을 열어보며 '이걸 어떻게 올리나' 훑어보다 매번 시간을 다 보냈다. 지난 포스팅에 일본여행 사진을 올리며 생각한 건데, 묵히기 아깝다고 무조건 수십장씩 스크롤압박 사진을 올리는 것 보다, 고르고 골라 10장 내외로 정리해 올리는 것이, 보는 입장에서나 소개하는 입장에서나 기억에 남을만한 포스팅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07년 10월 28일,
파리에 도착한 첫날 찍은 신혼여행 사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10장 정도를 추려보았다.




1. Air France
원래 우리 부부의 행선지는 '파리'가 아니라 '발리'였다. 여행사에 예약까지 다 마친 상태였는데, 결혼 2개월 전 즈음 개봉한 영화 '라따뚜이'를 보고 파리로 급변경하였다.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면, 정말 인생에서 가장 잘 선택한 일들 중 하나였지 않았나 싶다. 사랑해, 파리는 정말이지 좋았다.





2. 탑승을 기다리는 아내
모든 신혼부부가 그러하듯, 사람들의 축복 속에 둘이서 외박(!)을 하러 그것도 외국으로 떠난다는 설레임이 정말 좋았다. 집을 늦게 장만하는 일이 있더라도 최대한 자주 여기저기 놀러다니자고 약속했던 것도 이날의 설레임 때문이었던 것 같다.





3. 출발의 흥분





4. 샤를드골공항 신청사-구청사를 오가는 모노레일
그러고보면, 아내는 외고에서 불어를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의 신혼여행이 태어나 처음 프랑스에 간 거였다. 평소 얼굴이 참 밝은 편인데, 이날은 정말 얼굴에서 아주 빛이 났다.






5. 여행기간 묵었던 호텔
허니문 패키지여서 나름 별 4개짜리 호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파리의 건물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너무 오래된 탓에 기대한 만큼 휘황찬란하진 않았다. 샹젤리제 거리 근처 명품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시내구경하기 좋았다.





6. 짐을 풀고 첫 나들이 가는 길, 호텔 방 앞에서.
신혼의 흥분으로 둘이 너무 붙어있었던 듯. 복도는 정말 오래된 느낌이 팍팍 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7. 홍합요리 전문점 - LEON (샹젤리제거리)
파리에 가면 꼭꼭꼭 가려고 별렀던 홍합요리 전문점 레옹. 요리가 얼마나 맛있었는지는 아내의 얼굴에 다 나타난다. 아내는 의외로 서양음식을 잘 못 먹어서 출장갔다가 거의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못먹고 귀국한 적도 있었는데, 파리에 있는 동안에는 뭐든지 잘 먹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8. 와플+쵸코시럽
레옹에서 후식으로 먹었던 와플. 홍합요리 전문점이라고 해서 홍합요리만 잘 하는 건 아니었다. 이 동네에선 뭘 시켜도 만족스러운 음식이 나오는 듯. 이 사진을 볼 때 마다 당장 파리에 다시 가고싶어진다. (여행적금이라도 들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9. 개선문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고 슬슬 걸어 개선문에 다다랐다. 커플셀카도 찍었는데 내 얼굴이 개선문을 다 가려 결국 아내만 나온 사진을 골랐다. 둘이 꾸역꾸역 사진을 찍고 있으면 지나가던 아저씨들이 꼭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끼어들어 처음엔 많이 경계했었는데, 여행 막판엔 익숙해졌다. (하지만 정작 사진은 대충 찍더라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 두둥, 에펠탑
개선문에서 에펠탑까지 걸어가는 10여분 동안 그 새를 못참고 티격태격했던 우리 부부는, 에펠탑의 포스때문인지 금새 화해를 하고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얼굴은 하나도 안 나왔다.



-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가면 수많은 볼거리 덕분에 지루할 새가 없어서 좋긴 한데, 대신 비행시간이 너무 길고 피곤하다는 단점이 있다. 가뜩이나 결혼준비 때문에 긴장하고 바빴던 터라 피로감이 더 했다. 우리 부부는 오후 3~4시만 지나면 쓰러질 듯 피곤해 호텔로 돌아갔다. 결국 신혼여행의 절반은 호텔에서 다 보낸 것 같다. 그래도 애초에 배낭여행처럼 어디 많이 돌아다닐 생각 안 하고 파리만 찬찬히 둘러 볼 계획이었기 때문에 빈둥빈둥 여유로웠던 하루하루도 참 만족스러웠다. 언제 유럽까지 가서 빈둥거려보겠는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