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몰아치던 3일차에
거의 이번 여행의 모든 볼거리들을 꾸역꾸역 다 돌아봤다.

동경도청 - AXIS갤러리 - 아사히TV본관 - 모리아트뮤지엄 - 록본기힐스
- 소니본관 - 도쿄 애플스토어 - (빅카메라) - 도쿄포럼 - 아키하바라 - 진보쵸

아침일찍부터 밤늦도록 이어진 일정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꼼꼼히 둘러보며 몸과 마음의 배터리를 꽉꽉 채우느라 피곤한줄도 몰랐다.
좋은 일행과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과도하게 알찬 여행이었다.




동경도청 가는 길, 지하철 조형물





동경도청에서 바라본 전망. 어딜가나 빤듯빤듯, 총총총총.


일본 경제 버블의 상징답게 엄청 높게만(?) 지어놨다는 느낌이었다.
(비교적 오래되어 철지난 건물이라 그랬을지도...)
당시엔 정말 어마어마한 랜드마크였을 포스가 느껴졌다.







층 별로 나뉘어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컬러로 구분






AXIS 빌딩을 방문한 요원들

사진을 보니 여기 있었던 우산 보관함이 기억난다.
평소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아님 태풍이 와서 그랬던 건지,
사람들이 대부분 장우산을 들고 다녔고 (접는 우산 찾아보기 어려웠음)
건물입구마다 자물쇠 딸린 커다란 우산 보관함들이 꼭꼭 있었다.





ID in the 21st century - from Industrial Design to Interaction Design 전시회 관람
예상 못한 볼거리들 (인터랙션 기기들)이 참 많았다.





sony - scale





sony - synthesizer





ricoh(?) - music player(?)






시연 동영상 #1
인터랙션 관련 결과물들은 주로 모니터 상에서만 작동하거나 컨셉단계인 경우가 많은데
이 전시품들은 실제 제품에 적용되어 직접 작동해볼 수 있어서 참 흥미로웠다.



 
시연 동영상 #2
가장 인상깊었던 sony - scale
우측 플레이트에 뭐든지 올려놓으면, 그 형태와 크기, 무게를 감지하여
자유자재로 control (sorting, 정보입력 등) 할 수 있는 인터랙션 기기.

*
냉장고에 보관하는 식품들의 유통기한이나 수량을 관리하기 위해
일일이 RFID를 적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종종 대두되는데,
(추석때 냉동실에 넣어둔 송편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설날에 발견하게 되는 사례가 정말 많다.)
그럴 것이 아니라 넣을 때 마다 필요한 정보를 이렇게 sony - scale 에서 제안하는 방식으로 인식해두면
훨씬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그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AXIS 빌딩 나오는 길에 셀카


이 건물에는 AXIS말고도
Living Motif, B&O, Wilkhahn 등 뛰어난 디자인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상점들이 많이 입주해 있었다.
꼭 들러볼만한 곳.




Asahi TV 건물의 대형시계(?)





홀로그램을 이용한 Asahi TV 브랜드 디스플레이





건물 내부, 공중에 매달린 커다란 오렌지색 매스가 인상적이었다.





모리타워, 모리뮤지엄 전경





멋진 인포메이션 디자인 사례가 정말 많았다.

얘네들은 어디서 타이포를 배웠길래, 누가 폰트 다 만들어줬길래
이렇게 간지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걸까.
한글을 저렇게 두껍게 쓰면서도 약간의 율동감이 있어서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낼 수 있을까?
명시성이 참 좋은 폰트였다.








엘리베이터도 왠지 간지





소재감(마감), 양감, 비례, 그래픽 모두 완벽했다.





개인적으로 삐뚤삐뚤한 건물 정말 좋아함.





사방에서 넘쳐나는 간지들을 담느라 정신없는 요원들.





역시나 무거운 내공이 느껴지는 요섭형님 사진





인상적인 파나소닉 TV 프로모션





정말 예뻤던 roppongi hills 로고와 사인물





건물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분리수거용 쓰레기통









최근 종종 보이는 입체감 있는 픽토그램





사진은 잘 안나왔지만, 이런 좋은 공공 디자인 보아둔 것들이 다 마음 속 배터리 충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큰 기대를 품고 소니 본사 show room 방문

쇼룸을 둘러보는 방문자들에게 이런 저런 정보를 제공하는 방문카드
한국어 카드를 파란 원 안에 놓으면 한국말로 설명이 나오고, 그 위 방향키 등을 터치하여 메뉴를 조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컷던 탓인지 이것만 좀 신기했고 나머지는 다 실망스러웠다.
애초에 show room 관리가 거의 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었고
새로운 제품, 기술에 대한 홍보나 체험관 같은 구성이 없이,
그냥 기존제품들 늘어놓고 판매하는 샵이랑 별 다를 게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qualia 시리즈들도 좀 만져보고 싶었는데...





도쿄포럼 가는 길에 마주친, 건물 공사장 외벽에 붙어있는 신기한 설치물.





뭔가 했더니, 공사기간에 맞춰 사용된 자재들을 넣어만드는 Project Diary 였다.
이번 여행 기간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들 중 하나였음.




두둥, 도쿄포럼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 압도적인 스케일
아마 여기서 가장 많은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장시간 노출해서 찍었더니 움직여 지나간 사람들이 다 사라진 사진이 찍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쿄포럼은 코엑스처럼 전시나 컨퍼런스가 열리는 대형 건물이었는데,
이렇게 컬러로 구역을 나누어 놓아 직관적으로 원하는 장소를 찾아갈 수 있었다.








정말 모범적인 사례였다.






에스컬레이터





구성미가 좋았다.






에스컬레이터에 참 신경 많이 쓴 듯. (이건 좀 오버 디자인인가)





캡슐형태 출입문





이후 비바람을 뚫고 찾아간 아키하바라에서
굳이 생활가전 제품을 둘러본다고 우겨 대형 하이마트 같은 곳에 갔었는데
나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좋아했지만, 같이 갔던 일행들은 힘들어 쓰러지고 싶은 기분이었을지도...
(지금 생각하면 가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끌고 세탁기, 냉장고 본다고 오르내렸던 것이 참 미안하다.-_-;;)

그 다음 찾아간 진보쵸는 (ROD의 배경이었던!!) 죄다 문을 닫아서 우리를 좌절시켰다.
비밀의 희귀도서들을 구경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때부터는 밤도 늦고 너무 힘들어서 사진도 거의 못 찍었다.

하지만 고생한 기억도 참 특별하게 느껴져서 좋았던, 3일차 동경유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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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본사람들은 왜 영어로 길을 물어보면 하염없이 일본어로 길을 알려주는 걸까.
너무 친절하게 주위사람들까지 합심해서 알려주는데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어서 참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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