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나는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적당히 어두워져서 주위 풍경들은 평소보다 진한 색깔을 내고,
지평선, 수평선까지 닿아있는 두꺼운 구름을 보면
당장이라도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밖으로 나가고 싶다.

비가 오면 '기분이 가라앉는다.'거나, '나쁘진 않지만 기쁘지도 않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요즘은 알 것 같다.
나는 아직,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떠올릴 아픈 기억이나..
풀어야 하거나 풀리지 않아 쌓아두었던 고민거리들..
그런게 없다.-_-;;
없다기 보다는..
나의 세상 다 산 것 같은 말투나 예비역처럼 생긴 얼굴과는 다르게
내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오늘 같은 날은..
주절주절 말도 많아지고,
미래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며
마음이 편해진다.
(이 일기도 너무 길게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중..)

비가 좀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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