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학기
수업명: Typography
담당교수: 이진구, 이명구


미술, 디자인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학생들의 첫번째 디자인 전공 수업
(2학년때 처음으로 전공수업이 시작됨)

교수님들께서는 그 수업을 Typography 과목으로 정하셨고
첫번째 과제는 [손으로 세리프체를 그려 스캔받아 일러스트레이터로 path따기] 였다

디자인에 대한 아무런 기본감각이 없고,
글씨체라고는 굴림체밖에 모르며,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의 차이도 모르는 우리를 위한 완벽한 과제였다



모눈 종이 위에 손으로 그린 세리프체 (스캐너 처음 써봄)



(산디 첫 제출 과제물) 일러로 패스 딴 다음 마음에 드는 알파벳 5개 배치하기.
글자 하나마다 적절한 자간이 모두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음.



여기까진 의외로 그럴싸했지만
내가 딴 글씨들로 대소문자를 섞어가며 단어를 만들어보니
도저히 보아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대문자, 소문자, 대소문자 혼용




교수님들께서 일일이 자간이 어쩌니 세리프가 어쩌니 가르쳐주지 않으셔도,
매킨토시, 일러스트레이터 특강을 따로 개설하지 않아도,
이 과제 덕분에 1주일만에 기본적인 개념들과 몸으로 부딪혀볼 수 있었다.





첫번째 과제 제출에 사용한 표지


내 손으로 만든 표지지만, 도저히 눈뜨고 보아줄 수 없는 기괴한 타이포 구성.
얼마나 기본이 없고, 감각이 없는 학생이었는지 잘 보여주는 작업물이다.

하지만 이 수업을 다 듣고 나서는 (16주 후) '윤소호 타이포그라피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할 만큼
타이포를 잘 이해하게 되었고, 실력이 향상되어 있었다.
교육은 꽉막힌 공대생을 변화시킬 만큼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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