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혹은 흥미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볼 때마다 우리는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반면 그 제품을 구상하고 디자인한 디자이너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디자이너에 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몇몇 유명 디자이너를 제외하고는 제품이나 브랜드에 가려져 그 숨은 얼굴을 찾아내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훌륭한 디자인의 제품을 보면 디자이너가 어떠한 생각으로, 어떤 컨셉트를 가지고, 어떤 과정으로 제품을 디자인했는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디자이너의 생각을 알고 나면 그 제품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번 '얼리아답터의 디자인'에서는 요즘 미국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디자이너 Scott Wilson의 최근 작업들과 인터뷰를 통해(by Gimena Gomez Paz) 그의 디자인에 관한 생각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Scott Wilson의 제품들을 살펴보면서 디자인 방향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언제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는가?
매우 어렸을 적부터. 나의 아버지는 건축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포토그래퍼였다. 디자인에 심취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건축, 그래픽 잡지 속에서 뒹굴며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그림을 잘 그렸을 뿐만 아니라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했다. 진학 상담 선생님은 내가 아티스트나 엔지니어가 되길 바랬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 당시(1987) 그 선생님은 산업 디자인에 대해 정보가 없었던 것 같다. 다행히도 나는 아티스트적 감각과 엔지니어링의 적절한 조화로 지금의 디자이너가 된 것 같다.

디자인 작업은 주로 어디에서 이루어 지는가?
요즘 나의 디자인 작업은 주로 머릿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항상 제품의 디자인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와 테크놀러지, 재료와 어울리는 브랜드, 사용자 등의 관계를 오랜 시간 생각한다. 대략의 디자인이 결정되면 나의 포켓북과 컴퓨터를 통해 작업은 빠르게 진행된다.




실무적인 디자인 과정을 선호하는가, 아니면 관념적이며 지능적인 디자인 과정을 추구하는가?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타당성있는 컨셉트를 가려내고 이야기를 키우는 것이 첫번째 과정이다. 그 다음에는 매우 실무적인 작업에 들어가는데 재료나 샘플, 원형 견본 등을 가지고 연구하거나 CAD 데이터, 3D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정리해 나간다.

무엇으로부터 디자인의 영감을 받는가?
요즘은 사람들과 아이디어, 재료, 테크놀러지에 관련된 정보나 영감을 세상과 연결된 어떠한 방법으로든 쉽게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베이비 컴퍼니인 우바(Ooba)의 경우, 나의 딸이 가장 큰 영감으로 작용한다. 딸 이사벨을 가졌을 때,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놀라운 경험을 했으며 그 감동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당신이 만약 아이를 갖게 된다면 아무런 기대도 없이 단순하고 순수한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영감을 받는 방법이다.
현대 디자인은 수없이 많은 똑같은 품질,특성을 나누어 갖는다. 모양에 있어서 간소화되고 단순화되고 있으며, 불필요한 부분이 생략되어 최소화되는 동시에 상당히 컬러풀하게 만들어 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 경향은 아동용 디자인의 경우 사용자, 즉 아이들의 요구와는 상당부분 차이가 있다. 그러나 두가지의 특성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공존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목표는 아동과 어른들의 세계를 접목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 과정과 그 이유는?
나는 모든 과정을 즐긴다. '아하' 하는 탄성이 나오는 발견의 순간을 즐기며, 특히 첫번째 이니셜 모델이 탄생하는 순간은 크리스마스를 맞는 아이들처럼 기쁘다.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겠는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감각적인 최소화, 지적인 단순화, 파괴적이며, 사려 깊고, 비밀스럽지만 신중한...진솔함.. 당신이 선택하길 바란다.




당신만의 특징적 디자인 스타일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지…….
대다수의 디자이너들과 비교하여 나는 내 고유의 스타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발견하는 것은 있다. 그러한 지속적인 요소는 바라건데....작업의 중심이 되는 초점이거나 아니면 기법 정도 일 것이다. 나는 나의 개인적 취향이나 성향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면서 구매자와 브랜드가 바라는 사항들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는 내 작업들이 일률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싫어한다. 이것이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가장 큰 도전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좋아하는 디자이너나 건축가가 있다면 누구인가?
수없이 많은, 알려지거나 혹은 알려지지 않은 재능있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가구 분야에 있어서는 Patricia Urquiola (이탈리안 디자이너로Alessi, Boffi, Bosa, Cappellini, Cassina, De Vecchi, Kartell, Liv'it, Mdf, Moroso ,Tronconi등과 작업함) 과 프랑스 디자인 스튜디오 Bouroullec의 작품들에서 감명을 받았다. 이들의 작업은 솜털같지 않으며 기본에 충실하고 독창적이며, 다채롭고 사려깊다. 지나치게 트랜드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오래 지속적으로 가는 작품들이다. 그들이 가진 지속성은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는 상당히 비교된다.
패션분야에서는 Narciso Rodriguez, John Lindeberg, Yohji Yamamoto, Rogan Gregory, 그리고 나의 친구 Coleman Horn 등이 있다. 나는 항상 그들의 옷을 입는다. 그들은 독특한 디테일에 관한 눈을 가지고 있으며, 트랜드에 치우치지 않아서 좋다. 건축분야에 있어서는 램 쿨하우스에서 일하던 Joshua Prince-Ramus가 떠오른다. 그는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건축에서 내가 미적이면서 기능적인 탄력을 동시에 느꼈던 것은 참 드문 일이다. 그의 프로젝트의 마스터 플랜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가 OMA를 떠나서 벌일 일들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부딪치는 순간 누구에게 자문을 구하는가?
디자인은 정해진 시간 속에서 최종적인 제품이 나오기 까지 연속적인 반복 과정을 거친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나의 아내에게 자문을 구하는데, 그녀는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다른 어떤 디자이너보다 디자인을 잘 이해한다. 그녀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려주며, 나의 작업에 상당부분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나의 스페셜 네트워크 디자이너 친구들에게 주로 문제 해결의 소스를 얻기도 한다.




디자인 작업에 없어서는 안될 아이템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는 일본산 Pilot HI-TEC 0.3mm 펜이 없이는 살 수 없다. 또한 나의 Moleskins 스케치북을 사랑한다. Japanese Panoramic Z-fold도 없어서는 안될 아이템인데, 이것을 이용하면 현재 내가 진행중인 작업들 전체를 펼쳐 볼 수가 있다. 그리고 불행히도 내가 가진 컴퓨터는 Dell M70인데.... 형편없긴 하지만 친근하고 휴대가 용이하다는 면에서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아이템이다.





앞으로 준비중인 작업은 무엇인가?
하이테크 럭서리 어른용 장난감과 가을에 선보일 프리미엄 시계 콜렉션, 이탈리아 브랜드의 가구 디자인, 실제로 착용 가능한 기술과 모토롤라를 위한 무선 시장용 제품.... 나는 올 여름 모토롤라의 디자인 디렉터 제의를 받아 들였다. 이렇게 새로운 시장에 들어서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이 내 디자인 열정을 불태우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미지 출처 : http://www.studiom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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