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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한자문화권에서는 한자가 갖는 상형문자의 문력(文力)에 기대어 재앙을 물리치고 행복을 기원하는 여러 습속이 발전해왔다. 그러한 습속으로 해마다 정월이 되면 제액초복(除厄招福)을 위한 문배나 세화와, 길상(吉祥)을 비는 문자(福祿壽, 龍, 虎 등)를 그린 그림들을 붙이는 일이 성행하였다.

한국에서는 독특하게 그러한 문자그림 중에서도 유교의 8가지 덕목을 담고 있는 孝悌忠信禮義廉恥 8글자를 병풍으로 만든 효제문자도가 유행하였다. 이는 중국, 일본, 베트남과는 달리 한국만이 지니고 있는 문화의 한 유형으로 조선후기에 폭발적으로 발달하였으며, 그 결과 지역적 특색을 갖춘 표현양식이 등장하여 그 당시 민중의 예술수준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효제문자도를 오늘의 시각에서 예술작품으로서의 그 가치를 다시 평가하고 정체성 있는 한국의 문화콘텐츠로 되살려낸 책이 바로 '문자도'다.

특히 조선의 문자도인 '효제문자도'는 예술적으로 정통 회화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의 그래픽디자인 영역에 포함되는 작품으로서 새로운 예술적 평가가 내려져야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에 실린 1,000여점의 풍부한 도판을 살펴보면 그 가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자문화권의 기준에서 본다면, 오늘날 서구에서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라고 부르고 있는 분야가 바로 한자(문자)의 조자력(彫字力)을 배가시켜 이미지나 상징성 그리고 장식성 등을 가미한 문자도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효제문자도는 무엇을 다루고 있는가

효제문자도는 유교의 덕목 가운데 孝悌忠信禮義廉恥의 여덟 가지 덕목을 그와 관련된 여러 고사(故事)에 나오는 각종 대상물을 제재로 하여 조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 덕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에 대한 효성, 형제간의 우애, 나라에 충성, 사람간의 믿음, 올바른 예의, 옳은 것을 좇는 변치 않는 의리, 자신의 분수를 아는 청렴함과 절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등을 배우고 따르도록 내세우고 있으니 일반인들이 항상 마음에 새기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도덕적 덕목들이다.


■ 저자 소개 : 이명구(李明龜)

삼성그룹에서 그래픽디자이너(월드베스트 진행)로 재직한 뒤 홍익대, 한동대, 경주대를 거쳐 현재 동아방송대학 미디어디자인계열 교수로 있으며, 대한민국산업디자인 추천작가이다.

1992년 홍익대학교 석사학위 논문으로 ‘무속을 바탕으로 한 한국적 크리에이티브 모색’을 제출함으로써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 뒤 조선민화의 한 갈래로 취급되고 있던 문자도에 주목하고 관련 작품들을 수집하여 소장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직접 수집한 작품을 근거로 연구를 진행시켜 문자도에 관한 한 세계 최초로 이론과 작품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 책을 펴내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중국, 일본, 베트남 등지의 현지 조사로 한자문화권 전반에 걸친 문자도의 실태를 정리하여,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 가격: 30만원(리디아 출판사, 02-3444-8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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