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112, 월요일, 화창하다고 생각되어지는 날씨


오늘 병특관련 서류를 전달받았는데..
제대일이...
무려 1000일이 넘게 남아있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3년이면 1000일이 좀 넘는 시간인데
그냥 1000일이라고 치고

남자들이 평균 20~22세에 군대를 간다고치면
그들이 그때까지 살아온 날들은
약 7500일 정도 된다.

태어나서 7500일 된 사람이
1000일동안 군대에 가게되는 것이다.

몸과 정신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때
삽질하고 종이학 접으며 1000일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 '군대 삼년..' 이라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그 기간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실로 엄청난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군대 안간 내가 더 이상 뭐라고 할 말은 없고
군대에서 고생하고 있는 친구의 글로
오늘 일기를 마무리해야겠다.





어느 자리건, 어느 게시판이건,
난 군대 얘기는 피하려 한다.

나에게 있어 군 복무 기간은 정말 없애고 싶은 기억이다.

내 지위의 특성상 일반 군인들보다는 조금 재미있는 경험이 많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군 생활이라는건

나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빼앗았고,
많은 것을 빼앗을 예정이기 때문에

추억이고 나발이고 다 갖다 버리고 싶다.

종종 군 생활에 대해서 자신감을 기르고,, 남자가 될 기회고..
인내심과..어쩌구저쩌구..떠드는 친구들을 보는데,

솔직히 그런 친구들의 그런 언행 대부분이
자기가 시간 낭비한 것을 인정하기 싫은
자기 최면과 자위에 불과하다.

나중에 길게 얘기할 기회가 되면 더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징병제도는 우리가 좀 더 나은 사회로 이행할 기회를
철저히 좀먹고 있는 시대의 끔찍한 악령이다.





만약 나의 20대에
삼 년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세계일주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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