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17, 주일, 기분좋은 폭우


오늘 있었던 일들 중에 일기에 꼭 적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또래 모임' 이다.
(사실 밤샘 영화보고 늦잠을 자버려서 또래 모임 말고는 별루 한 일이 없다.-_-;;)

같은 시간과 장소를 살아가는 것만도 굉장한 일인데
우리 '또래'들은 격동의 70년대를 보냈으며
박 대통령의 암살과 유신을 겪었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개최국으로 선정되던 날 함께 기뻐했고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때는 밤마다 '마지막 승부'를 봤고
고등학교 때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정석과 성문을 가방에 넣고 다녔으며
97년도 11월 달에는 똑같은 문제가 적힌 수능 시험지를 받아들었고
오늘은 동안교회 근처 경희대 앞에 있는 전통찻집에서
'또래모임'을 같이 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나에게 있어서 '또래'들이 가진 고민과 경험들은
웬지 좀 더 특별할 수 밖에 없다.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또래'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많은 것들을 공유할 수 있고 공감하며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오늘 만났던 또래들은 알고 있을까..
모임 시간 내내 내가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내 표정만으론 불편한건지, 좋은건지 알 수 없었겠지만-_-;;
아마 내 마음이 충분히 전달 됐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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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된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과거(?)를 다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미래를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30~40년 후에도 동안교회 청년5부 79또래 게시판이 남아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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