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717
20040411, 주일, 덥다


유신이다 민주화다 하며 혼란스러웠던 70년대
부와 명예가 보장된 길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경찰관의 길을 걸었던 홍길동(가명)이란 남자가 있었다.
솔선수범 근면성실했던 그는 어느새 경찰서장이 되었는데,
하루는 경찰서장 모임에 참석했다 돌아오니
순경들이 데모주동자로 의심되는 학생 두명을 잡아와 심문하고 있었다.
가만보니 심문하며 때리기도 한 모양이라
홍길동은 '아직 확실히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으니 때리거나 하지 말라'고 이른 뒤
다시 바쁜 업무를 처리하러 서장실로 돌아갔다.

자고 일어나니 난리가 났다. 알고보니 학생들은 무고했고
너무 많이 맞아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워낙 과격한 학생들에게 당해오던 터라
말단 순경들이 흥분하여 심하게 때린 모양이었다.

홍길동 서장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알리바이도 있었지만
서장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폭력혐의로 감옥에 다녀오니 세상이 변해있었다.

고생끝에 닥치는 대로 일을 하여 돈을 벌고, 공부를 하고
유학을 떠난 부인의 뒷바라지를 하며 시사평론가로 자리를 잡았을 때
한 불교언론지의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종교색이 없는 사회인사를 찾아다니며
한국불교에 대한 쓴소리를 듣고, 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의도였다.

홍길동은 평소 생각해왔던 부패한 한국 불교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했고
인터뷰를 했던 기자는 아직까지도 그 충고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상이 서울대 프락치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그리고 기독교 폄하 발언으로 마녀사냥을 당한,
유시민 의원 이야기의 경찰서장 불교 버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에서 함부로 유시민씨를 평가하고 욕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론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그를 공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전여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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