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유시민의 인터넷 진지
http://usimin.net


안녕하십니까. 유시민입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지와 함께 즐거운 설날 맞으시고 새해에 더욱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큰 사랑과 성원, 정말 고맙습니다. 받기만 했을 뿐 여태껏 제대로 한 번 보답하지도 못한 터에 작별인사를 드리게 되어 더 송구스럽습니다. 머지않아 당과 국회를 떠나 보건복지부로 옮기게 됩니다. 거기 있는 동안은 따로 <아침편지>를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전화번호도 바뀔 것입니다. 보건복지 행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들은 통화하기도 어렵고, 만나 뵙기는 더욱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 개인 홈페이지도 사실상 정지될 것입니다.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만 쓸 생각입니다. 개인 홈페이지에는 어떤 새로운 정보도 올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들 때까지 모든 힘과 시간을 다 쏟아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기에, 미리 너그러운 이해를 청하기 위해 이 말씀을 드립니다.

모든 신문들이 사회의 양극화로 빚어진 참상을 안방 깊숙이 전해 줍니다. 가난한 이웃, 병든 어르신, 부모 잃은 아이들의 아픈 삶을 들추어내면서 우리 사회가 이들을 돕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보건복지 행정의 일선에서 많은 공무원과 민간 활동가들이 그들과 함께 눈물을 삼키며 뛰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어느 곳 누구부터 어떤 기준에 따라 어떻게 도우며 거기 들어가는 돈을 누가 더 부담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이르면 합의를 얻어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지금의 보건복지부는 양극화의 원인을 해소하는 활동이 아니라 경제사회적 양극화의 결과 생겨난 문제에 대해 뒷감당을 하는 데도 힘이 달려 허덕이는 중입니다.

대한민국을 좀 더 따뜻한 배려가 흐르는 나라로, 국민이 더 건강한 나라로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이곳에서 제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는 자세로 일하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보건복지행정에 대해 더 큰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06년 1월 24일
국회의원 유시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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