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1048
20090823, 주일, 계속덥네




이미지 출처: http://blog.naver.com/caramelholic



우리나라 최초의 '발사체'인 나로호 관련 뉴스들을 볼 때 마다 92년 우리별 1호 위성 발사 중계가 생각난다. (당연히 그 당시 우리나라엔 발사체가 없어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었다.) 아리안 로켓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 15분쯤 남았을 때 갑자기 타이머가 30분 전으로 되돌아갔다. 무슨 결함이 발견되어 수정하는데 15분쯤 걸린다고.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5분쯤 남았을 때 다시 타이머가 15분 전으로 돌아갔다. 아놔. 중계방송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러고도 이런저런 자잘한 오류때문에 몇 번씩 미뤄지다 드디어 엔진이 점화되고 순식간에 우주로 날아가버렸다. 그 허망함이란. 무궁화 위성이었나 여튼 다른 위성의 발사 중계 때도 마찬가지였다. 최종 카운트다운 들어갔다가 구름이 몰려왔다나 해서 다시 연료를 전부 다 빼내고 며칠 후로 연기되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일반적인 법칙이 적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초저온, 초고압 상황에서 수만개의 부품을 안전하게 센싱하고 컨트롤하는 복잡한 시퀀스가 단번에 처리되는게 오히려 더 기적적인 일이 아닌가. 게다가 이번 발사체는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최초인 상황이고. 어쨌든 이소연 박사가 말한 것 처럼 발사체의 발사예정시각이라는 건 연기되라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애초에 발사시각을 정해놓고 실시간으로 전국에 중계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혼선을 빚고 관계자들의 스트레스만 증가시킬 뿐이다.

오늘 다시 나로호를 발사대에 세웠다고 한다. 며칠 전 발사가 연기된 이후 밤잠을 설치며 초특급 스트레스를 받고있을 관계자들의 상태가 참 걱정스럽다. 부디 25일 발사가 멋지게 보란듯이 성공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도 혹시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애써 강행하지 말고 그냥 속 편하게 몇 달 연기해 버리고 좀 쉬시길. 연기해서 생는 문제들 보다 '실패'하거나, 연구원 분들 쓰러지시거나 하는 일이 100배는 더 큰 손해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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