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442, 수요일, 조금덜추움




초등학교 미술시간.

'오늘은 여러분이 그리고 싶은 걸 마음껏 그려보세요'



아이들은 즉시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꺼내들고

보기만해도 웃음이 나오는

순진하고 귀여운 그림들을 자유롭게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아이가

갑자기 스케치북 한 면을 검은 크레파스로 가득 채워버리는게 아닌가.

한 장, 두 장, 세 장..

아이는 계속해서 검은 색만 칠했고

놀란 선생님들이 모여서 아이를 설득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부모님을 불렀다.


집에 와서도 계속 스케치북에 검은 색을 채우는 아이를 보며

부모님은 고통스러워할 뿐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받고

탁월한 의사들이 팀을 이루어 아이를 치료하려 했지만

아이는 정신병원에 갖혀서도 계속 스케치북에 검은색만 칠했다.










치료실 바닥에 떨어진 스케치북들을 치우던 간호원이

스케치북의 검은 면이 퍼즐처럼 형태가 이어진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백여장의 종이를 맞춰보니

아주 커다랗고, 반짝이는 검은색 몸을 가진

하늘을 향해 물을 뿜고 있는 귀여운 고래가 나타났다.

아이가 생각한 고래는

도저히 그 작은 스케치북 안에 그릴 수 없었던 것이었다.



마지막 부분의 스케치북을 검게 칠한 다음

아이는 뿌듯해한다.

정신병원 격리실에서...







삭제 (IP : 211.217.33.107) 상엽 ::: 재우..어느병원출신인지 가르쳐주라..범상치않다 했어..-- 11/01 21:36
삭제 (IP : 203.252.119.22) flyme ::: 남이야기 같지 않은 이야기지만... 난 정말 문제아였던..ㅡ.ㅡㆀ 11/01 10:58
삭제 (IP : 218.235.71.118) hanos ::: 깐느 광고제 수상작 - 일본 교육청의 공익광고 11/0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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