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270, 수요일, 구름한점없고 화창




작년 가을

디자인 팀장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신 이후로

그동안 휴학생 군인 아르바이트 디자이너인

내가 얼떨결에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회사분들이

'저희 회사 디자인 팀장입니다.'

라며 나를 소개하고 대할 때

나는

대학 졸업도 못한, 경력 1년도 안되는 내가

무슨 팀장이냐며 그들을 만류하곤 했었다.

(물론 내 실력은 팀장급이라고 생각한.. 쿨럭쿨럭..)




어쨌든 민망한 상황의 연속이었고

나는 우리 회사에

디자인을 전공(졸업)하고 제대로 된 경력도 있는

훌륭한 분이 팀장으로 오시길 항상 바랬었다.


그리고 드디어 회사에서 디자인 팀장을 뽑기로 했다.

나로서는 뛸 듯이 기뻐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한데

그 소식을 접하는 순간 가슴 한구석에서 아쉬움이 밀려왔다.

'팀장 노릇도 끝이구나.. -_-;;'






말도 안된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은근히 아쉬워하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권력, 감투를 싫어하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무조권 권력, 감투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 역시 권력과 감투가 좋다.

억지로 그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대신에 필요한 건

권력과 감투에 지배당하지 않을 수 있는

지혜와 용기겠지..






삭제 (IP : 211.116.27.37) 송군 ::: 많이 아쉽겠네~ 05/02 17:13
삭제 (IP : 211.58.91.143) 윤정균 ::: 그럼.. 디자인 실장님을 모시고.. 너가 팀장하는건 어때? 05/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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