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932
20070627, 수요일, 흐리다비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녀석이
관련 시험을 보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안정적인 것들을 포기하고
고생스럽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모습이
참 대단하고, 멋지고, 부러웠다.

그리고 사실 이런 마음 한켠으로는
'그 친구는 유학을 가고, 나는 그냥 한국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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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서야 내가 조금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는 동안, 나는 아무 것도 안하는게 아니었다.
향후 2~3년간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점엔 다를 게 없고
한국에서, 회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와 경험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친구가 열심히 많은 것을 얻고 공부를 마쳤을 때
나 역시 그의 유학생활과 바꿀 수 없는 나만의 경험들을 쌓아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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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오늘은 입사이래 처음으로 상무님, 수석, 책임님 앞에서
그간 진행했던 업무에 대한 발표를 하는 날이었다.

아침에, 그 친구가 애쓴만큼 시험을 잘 보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동시에 나는 오늘의 발표를 아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있어서 '발표'라는 것은 마냥 부담스럽고,
잘 하고 싶지만 왠지 막막한 일이었을 뿐,
이 것 역시 다른 일 들 처럼 '열심히'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었던 것 같다.

'애써 진행한 업무였는데, 당연히 애써서 잘 발표해야지'
'그 친구는 열심히 시험을 보고, 나는 열심히 발표해서 더 좋은 기반을 만들어야지'


오늘 나의 발표를 들으신 분들은 느끼지 못하셨을 수 도 있지만,
나는 발표하는 스스로의 자세와 마음이 상당히 바뀌어 있음을 느꼈다.
평범한 발표였지만 왠만큼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전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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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돌아올 때 ±0 가습기나 Muji CD 플레여 같은 것 좀 사다주면 더 고맙겠구나.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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