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854
20060116, 월요일, 흐려서좋음


택시를 탔다.

라디오에서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 조건의 허점을 이용하여
이미 여러채의 집을 가진 사람들이 자금을 대출해가는 일이 발생하여
대출조건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택시 아저씨가 입을 여셨다.

'노..'

순간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나는 직감하였고
불행히도 아저씨의 대사는 나의 예감과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노무현이 때문에 나라 다 팔아먹었다.'
'노무현이가 나라를 잘못 운영해서 사람들이 부당하게 대출했다.'


문법이나 논리의 오류를 떠나
누구한테 어떤 방법으로 나라를 팔아먹은 건지 궁금하였지만,
뉴스나 사건의 내용은 매일 다른데
대통령을 욕하는 내용은 왜 항상 똑같은지 궁금하였지만,
그리고 국민투표로 뽑힌 대통령의 호칭을 '노무현이' 라고 말하는
이 분이 어느 무개념 초등학교를 나왔는지 궁금하였지만,

'아저씨 정부가 하는 일에 허점이 있었던게 꼭 노무현 정권만 그랬던 건 아니지요'
정도로만 말씀드리고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평생 처음 대통령을 자유롭게 욕할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는 아저씨께서는
계속 신이 나셨다.
'젊은이들이 노무현이 쑈하는거에 속아서 대통령 뽑아놓고
이거봐라 일자리 하나도 없어서 후회하고있다.
노무현이 때문에 경기불황으로 서민 다 굶어죽게 생겼다.'


실업률이 2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노무현 정권 시작할 때 600도 안되던 주가는 1400선을 넘어섰으며
서민들이 굶어죽는다는 이야기는 지난 28년간 들어왔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유시장경제사회에서 서민의 생계나 청년의 취직에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 당사자의 '노력'여하에 달렸다는 나의 '의견'을
아저씨에게 말씀드릴 수 는 없었다.

아저씨 입에서 '빨갱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원치 않았으므로.


p.s.1
나는 한 때 무조건 '노빠'였으나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이 옳다고 믿는 일을 고집과 투쟁정신으로 밀고 가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당수라거나 행동대장이면 몰라도
최고 리더인 대통령과 총리는 관용의 미덕을 보여
야당이나, 국민들을 얼르고 달래서 함께 나아갈 필요가 있다.

p.s.2
현재 실업률은 최저이나
워낙 예전부터 실업률이 높았기 때문에
2005년 누적실업자수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일자리수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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