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 되었다. 심지어 학생에게 구타당한 교사의 이야기도 뉴스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교사를 때리는 학생을 길러낸 사람은 결국 교사 자신이다. 그들은 그 동안 ‘교육’을 한 것이 아니라 ‘옆 사람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기술’을 가르쳐왔고, 학생들의 적성을 찾고 개발해야 하는 귀중한 시간을, 체벌을 동반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으로 날려보냈다. 수십 년간 그렇게 직무유기를 하고서도 학생들이 계속 존경심을 보내줄 것이라 생각했단 말인가. 게다가 학생들이 교내 폭력에 시달릴 때는 남의 일처럼 쉬쉬하며 덮었으면서, 자기가 맞았다고 억울 해 하는 건 아무래도 모범적인 처사가 아니다.
어찌 보면 복잡한 학교의 현실을 무시한 너무 극단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를 적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신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에 소질이 있는지, 진심으로 학생의 미래를 걱정하며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는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교사가 얼마나 될까. (솔직히 그런 훌륭한 교사는 학생들이 먼저 알아보고 존경하므로 얻어맞거나 곤욕을 치를 일이 없으며,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면 한국 교육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고, 지금 우리가 이런 뉴스를 접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기 위해 교사를 선택하고 이왕 가르치는 거 애들 성적이나 높여야겠다는 생각으로 교단에 선 사람들은, 지금부터라도 ‘진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학생을 위해 뭘 해야 하는지 매일매일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들이 아이들을 얼마나 망쳤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좌파교육감이 체벌을 금지시켜서 ‘갑자기’ 이렇게 된 거라고 주장하는 교총 소속 교사들부터 반성 좀 하자. 체벌 없이 학생 못 가르치는 사람은 교사 아니잖아요. 그냥 일반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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