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185, 일요일, 적당히 흐림, 추움




전도사님께서 사임하시는 날이었다.

언젠가는 헤어질 때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누가 죽은 것도 아니고..
시기적절하게 전도사님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떠나시는 건데도..
지난 주에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다들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축복해드렸어야 하는데...)



이번 주는 웃으면서 보내드리기로 했다.

꼬깔 모자도 준비하고
형형색색(-_-;;)의 선물 꾸러미들도 준비했다.
전도사님도 내내 밝은 표정이셨다.



그런데..
회장이 '가족사진 집에 걸어두셔야죠^^*' 하면서

지난 여름 MT 때의 단체사진을 액자에 넣어 전도사님께 선물했고..

액자를 받아 드신 전도사님께서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셨다.

우리들도 더이상 울음을 참을 수 없어
부르고 있었던 축복송을 차마 다 부를 수 가 없었다.


슬퍼할 일이 아니란 걸 모두 알고 있었고
또 웃으며 보내드려야 하는게 당연한 것이라고
이해는 하겠는데..
그런 마음가짐과는 달리 눈물이 계속 흘렀다.







전도사님이 항상 입에 달고 다니시던 말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 말이 진심이고 사실이었음을
전도사님께 받은 사랑이 지금 내 안에 있음을
오늘 전도사님을 떠나보내며 확신할 수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처럼 위대한 일이 또 있을까

어떤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사랑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흘러 넘칠 수 있다니..

사랑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오늘 청년 5부실에서 '사랑'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전도사님

하나님의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삭제 (IP : 211.249.28.42) 버섯 ::: 뽀... 날 사랑으로 따뜻하게 해주었던 뽀오를 여기서 보네...^^ 01/28 14:00
삭제 (IP : 213.54.196.60) 보연 :::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따뜻해지는 모습.. 참 보기 좋네 01/2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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