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962
20071013, 토요일, 가을가을
대사를 치룬 남산타워
지난 수 개월간
'어떻게 프로포즈를 해야 하지!' 라는 고민을 오만 번 쯤 하다가,
마침 세계불꽃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4~5주 전 쯤 남산타워의 식당을 예약해두었다.
(물론 여의도 방향 한강이 보이는 자리)
오늘따라 불꽃축제에 가기 싫다는 여자친구를 어찌어찌 모시고 남산에 올라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가는지 모르게 밥을 먹고
마지막 불꽃이 다 터졌을 때 쯤 꼬깃꼬깃 적은 편지랑 반지를 내밀었다.
(결혼반지는 이미 구입했으므로, 고백 메세지가 적힌 작은 은반지를 준비했다.)
저랑 결혼 해 주시겠습니까? 굽신굽신
글쎄 생각 좀 해 보고요.
대략 이런 분위기로
무사히 승낙을 얻어냈다.
마음씨 고운 그녀도,
말로만 듣던 남산타워에서의 식사도,
낭만적인 불꽃놀이도,
이래저래 모든게 참 감사했던 저녁이었다.
*
눈치빠른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남산에 오르면서도
점퍼 안을 예쁘게 차려입고 하이힐을 신은데다
반지에 어울리는 귀걸이까지 하고 왔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