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s' Diary #1002
20080728, 월요일, 더위야



올해 초 밴드 공연 중 노래하는 이화



나의 아내 배이화는
Rational <-----------> Emotional 축 위에 위치시킬 경우
Emotional 쪽으로 무한 소급하는 성향을 가졌다.

평소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듯 웃으며 살다가도
불쾌지수가 높은 날엔 어김없이 짜증을 내고,
배고픔을 느낀 순간 5분 이내에 수저를 들고 있어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으며,
어김없이 한 달에 한 번씩 땅을 파고 우울의 동굴에 들어간다.
(물론 그렇게 우울 하다가도 장미꽃 한 송이에 금방 웃는다.)

보통, 사람들은 불쾌해도 상황에 따라 안 불쾌하다고 하고,
우울해도 억지로 안 우울한 척해야 할 때가 많은데,
당최 감정을 '조절'한다는 개념이 없는 이런 아내의 성향이
6년 전 처음 사귀기 시작했을 땐 참 걱정스럽고,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5년간의 연애생활과 1년간의 결혼생활을 함께하며 보니
그냥 계속 이렇게 지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워낙 착하고 소심한 성격에 신앙이 잘 어우러져
의외로 험난한 세상 속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아무리 우울하고 짜증 나도 남편 싫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하더라고.
아내의 성향을 알아갈 수록, 이 사실이 나에게 참 든든한 신뢰감을 주는 것 같다.

물론 이게 다 용의주도한 아내의 계산된 연기일지도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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