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Hanos' Diary #972
20080111, 금요일, 눈 많이 옴


(실제 미국 해양안전요원 훈련용 매뉴얼에 나오는 내용)

여러분이 탄 배가 육지에서 1,000km 떨어진 지점에서 조난을 당했습니다. (엔진 폭발-_-)
다행히 배에는 모두가 탈 수 있는 고무 구명보트도 있고
이런저런 구급 물품들도 충분합니다.
단지 방향이나 위치를 알 만한 지도, 나침반, 망원경 같은 게 전혀 없군요.
(얼마나 오래 버텨야 할지 알 방법이 없음)

어쨌든 식량과 각종용품들을 다 싣고 나니
다음 4가지 아이템들이 남았습니다.
[ 1. 엔진합성연료 / 2. 위스키 / 3. 라디오 / 4. 낚시세트 ]

위 4가지 아이템 중 3가지는 조난 상황에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되기 때문에
절대로 배에 실어서는 안 됩니다.
꼭 실어야 하는 1가지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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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문제를 봤을 때
- 나는 어떻게든 먹을 것에 관련된 건 다 가져가고 싶었다. (위스키 / 낚시세트)
- 그리고 왠지 가까운 육지 방향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라디오도 챙겨야 할 것 같았고
- 아무래도 엔진합성연료는 쓸모없고 괜히 고무보트에 불이라도 내게 될까 봐 꺼려졌다.


어쨌든 정답은 [1번. 합성연료만 싣고 나머지는 다 버려야 한다.] 였다.

1. 합성연료
- 멀리 구조요청을 보내야 할 때, 바닷물에 합성연료를 부어 길게 퍼지게 한 다음 불을 붙인다.

2. 위스키
- 갈증을 유발함
- 조난 상황에서 사람이 술에 취하면 극도의 우울증이 찾아와 자살하게 됨
- 병을 깨서 자살하거나, 동료에게 해를 끼침

3. 라디오
- 라디오에서 평소와 달리 계속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희망을 버리고 자살하게 됨 -_-

4. 낚시세트
- 자살할 때 낚시 끈으로 목을 맴 (실제 사례 다수)
- 만약 고기를 잡아도 독성이 있는 경우가 많음

*
방향이나 위치를 알 수 있어도 그냥 가만히 에너지를 아끼며 구조를 기다리는 게 생존확률이 높다.
지도, 나침반... 다 필요 없음.
[목마름/배고픔/체온유지/구조요청] 의 4가지 요소에 대한 대책만 생각하면 살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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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읽으며
'인간이 정말 얼마나 무력한지.'
'급한 상황일수록 당장 먹는 걱정보다 정신적인 문제를 챙겨야 한다.'라는 걸 알았다.

지금 생각엔 자살하는게 더 어려울 것 같은데,
조난 당하면 죽고싶은 생각밖에 안 드나보다.

그래도 웬만하면 별보고 달보고 고기 잡아 회 떠 먹으면서
처자식이 기다리는 육지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