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토론의 요건

gomgomee 2007. 8. 13. 00:56
Hanos' Diary #943
20070813, 월요일, 덥고비오고



인터넷 문화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실제로는 평생 한 번도 의사소통을 할 일이 없는 영역, 수준의 사람들과
본의 아니게, 일방적으로 접촉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50살 박사님이 10살 초딩에게 동화를 읽어줄 순 있지만,
특정한 문화현상을 가지고 서로 토론하는 일은 불가능 한 것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디워논란을 보면 그 현상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진중권씨의 블로그 ↗
허지웅씨의 블로그 ↗

만약 우리가 현실 속에서 이런 전문성을 가진 분들과 어떤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게 된다면
일정 수준의 자격과 소양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주제에 대한 사전 준비도 꼼꼼히 마쳐야
비로소 의미있고,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분들의 인터넷 블로그에는
그 분들의 글을 이해할 수준이 안되는 초딩들이
천명씩 몰려와 비난의 댓글을 달고 있다.

'어려운 말 쓰지 마라. 유식한 체 하지 마라.'
'저기 띄어쓰기 하나 틀렸다.'
등등,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내용과 관련 없는 댓글이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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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무개념 초딩들의 글 마저도
상당한 힘을 가지고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는 것이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누군가의 '피'를 흘리게 한 사람에겐
반드시 그 '피'가 대가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고 한다.

요즘 댓글들을 읽으면, 제 3자인 내가 봐도 바늘에 찔린 듯 아플 때가 많다.
어쩌다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악해진걸까.
'익명성'이라는 인터넷의 가면 때문일까.

하나님께서 모두 지켜보시는 이 세상에서 '익명'이라는 건 없다.
어디 '악플러 50인의 일생'같은 소재를 연구하는 사회학자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