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여자친구자랑

gomgomee 2007. 7. 24. 18:17
Hanos' Diary #939
20070724, 화요일, 장마지막



여자친구에게 빌린 책을 펼쳤는데
쪽지 한 장이 툭 떨어졌다.

멋쟁이 영이(가명)씨, 처음 보는 시험인데 참 잘했어요.
영이씨는 언어에 소질있는거, 스스로가 잘 알고 있죠?
발음도, 기억력도 좋은 영이씨, 조금만 더 노력해서
우리 영어로 토론해요 화이팅!


여자친구는 일주일에 세번씩
새벽마다 출근하기 전에 여성자활단체에 가서 영어수업을 하는데
아마도 그 곳의 학생에게 주려고 쓴 쪽지인 것 같았다.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썼을 그 노력과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세심한 배려에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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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여자친구는 원래 이런 성품을 가졌고, 그간 항상 이렇게 살아왔지만
너무 오랜기간 가까운 곳에 있었던 나머지,
나는 이런 좋은 모습들을 그냥 당연히 여기거나 어느새 잊고,
그녀의 부족한 모습이나, 새로 눈에 뜨이는 일들에만 반응을 했던 것 같다.

새삼 여자친구가 나에게 참 과분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붙잡아두고 잘 살아야지.

(물론, 그녀가 나에게 책을 빌려주며
의도적으로 쪽지를 하나 끼워두는 센스를 발휘했을 가능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