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이 모습 이대로

gomgomee 2007. 5. 23. 09:10
Hanos' Diary #930
20070523, 수요일, 흐려짐



하나님께서 '이 모습 이대로' 날 사랑신다는 사실은
많은 믿는 이들에게 큰 감동과 감사함을 준다.
하지만 그 사실이 '이 모습 이대로 죽~ 가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만약 '병들고 냄새나는 노숙자'라 해도
하나님께서는 나의 '이런 모습'을 전심으로 사랑해 주시고, 궁전으로 데려와 살도록 하시겠지만,
내가 럭셔리한 침실에서 일어난 다음 날에도 여전히 목욕을 하지 않고, 땅에 있는 걸 주워먹는다면
그 모습 그 대로 내버려 둘 리가 없으시다는 거다. (C.S.Lewis - 고통의 문제 참조)


노숙자는 이제 큰일이 났다.
매일같이 하기 싫은 목욕을 해야 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받아야 하며 (피뽑고, 치과진료)
아무거나 먹을 수 도 없다.

더 큰 문제는, 노숙자가 슬슬 사람구실을 하게 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그 모습'을 사랑하시지만 만족하시진 않으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곳은 궁전이고, 궁전에는 마땅히 익히고 지켜야할 법도가 오만가지쯤 있다.

하나님은 '이 모습 이대로' 날 사랑하시지만
동시에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 즉 왕자, 더 나아가선 왕 - 되길 바라고 계신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무리한 많은 규범들을
기쁜 마음으로 하나하나 잘 지켜가고 싶다.
왕자라면 그 정도는 지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