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인상

gomgomee 2001. 9. 18. 20:53
Hanos' Diary #60
20010918, 화요일, 전날 밤부터 비오다가 갬



출근하는 길.
사당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내 앞에 앉아있는 남학생의 인상이.. 뭐랄까..
과학고나 대원 외고
서울대, 카이스트 같은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면 너무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이었다. -_-;;

너무 똑똑하게 생겼고
눈은 무테 안경 속에서 빛났으며
몸가짐이나 표정은 단정하고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감이 있어보였다.

거 참.. 이 나이가 되도록
'성적','공부' 등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이런 평가기준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은 공부 이외의
자기 할 일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을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큰 잘못은 아니라 생각된다.

지금까지의 성실했던 삶이,
자신을 귀하게 여기며 바득바득 살았던 태도가
시간이 지나 정말 자기 길을 찾을 나이가 되었을때
엄청난 밑거름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 학생은
'서울대 입구' 역에서 내렸고

오늘 난 신촌까지 앉아서 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