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더 큰 믿음과 기대

gomgomee 2001. 8. 12. 07:24
Hanos' Diary #26
20010812, 주일, 흐리고 잠깐 비


얼마 안 있으면 지금 내가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목사님이신
김동호 목사님께서 교회를 사임하시게 된다.

처음 분립개척에 대한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은
'김동호 목사님이 가시면 나는 어떻하지?'
라는 거였다.
교회를 옮길 생각은 없었지만 사실 김동호 목사님의 설교만을 보고
동안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던 나에게는
김동호 목사님의 사임이 나름대로의 고민거리였다.

평소 내가 주제넘게 하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고
그래서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라고..

그리고 오늘 김동호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내가 얼마나 믿음이 부족한 사람이었나를 또 한번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에게는 김동호 목사님이 가시면
나에게 가장 알맞은 또다른 담임 목사님이 오실 거라는 믿음이
없었던 거다.

새로운 담임 목사님이 오신다면
새 목사님을 위해
그분이 나에게 가장 알맞은,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지도자가 되게 해달라고
구하고, 찾고, 두드리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 과정이 만만한게 아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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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김동호 목사님이었다면
10년동안 목회를 했던 교회에서의 마지막 설교를..
매우 거창한 주제를 골라 화려하게 다루었을 것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그런.. 기억에 남을 만한 명(?)설교로 말이다.

그런데 김동호 목사님은
목사님의 후임자로 오실 분에 대한 걱정과
(혹시나 잘못되어 거짓 선지자를 만나게 될까봐..)
그 후임자를 맞는 일을 기도로 준비하라는 짧은 당부로
10년간의 설교를 마치셨다.

목사님의 눈물섞인 마지막 축도가 기억에 남는다.
'주님 우리 아이들.. 우리 사랑스런 청년들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끝이었다.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목사님은 다시한번 목회에 생명을 거시려고 하신다.
아이들이 그만큼이나 자라고 당신의 나이나 사회적 지위가 만만치가 않은 상황에서 분립개척을 하신다.

정말 다른 목사님들이 분립개척을 하기 싫어 안하는게 아니다.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시는 거다.

'세상에 적절하지 못하면서도 진정한 자신감을 주는 것'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렇게 훌륭한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양육받을 수 있었던 것에대해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드리고
후임으로 오실 목사님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더 큰 기대를 가지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