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군인

gomgomee 2003. 4. 8. 16:28
Hanos' Diary #522, 화요일, 참좋은날씨



그는 저에게 달려와
'소대장님 제가 한 일을 보십시오' 라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고
저는 그에게 군인으로서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소대장 제이슨 데이비스 중위는
당시 어린이들을 살해한 뒤 당황해하는 보그스를 안심시켰다.

보그스는 그 아이들의 목숨을 빼앗은 것은 유감스럽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있다.

[나는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한 것뿐입니다.]




이 보그스라는 21세의 미군은
RPG라는 무기를 들고가던 이라크 병사를 사살한 뒤
그 무기를 주우려고 달려나온 이라크 어린이 두 명을 보고
생명의 위험을 느껴 사살했다.

보그스라는 그 젊은이를 욕하려고 이 일기를 쓰는게 아니다.
나였다고 해도
아군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화력을 지닌 무기에 누가 접근한다면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군인으로서 그 상황에 해야하는 일을 한 게 맞는데
결과적으로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가 '전쟁'이란 상황 속의 '군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어떤 대의명분을 가져다 댄다 하더라도
'군인'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준비된 사람이다.

부모형제가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루게 하기 위하여
남의 부모형제를 죽이는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의 축 제거가 아니라 사람의 목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