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무당

gomgomee 2003. 9. 21. 00:02
Hanos' Diary #607, 주일, 가을가을


'영매' -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라는 영화를 봤다.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무당'들을 촬영한 다큐멘터리였는데
태어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굿' 이나 '신들림', '작두타기' 등등을 사실적으로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내린 결론은 (잠정적이지만)
'무당과 굿이라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하나이다.' 라는 것이었다.

질병, 죽음, 실패 등등의 고통 속에
인간은 소위 카타르시스라 말하는 정서의 순화가 필요하고
영화나 문학작품을 보고 읽을 여건이 되지 않았던 그들은
'무당' 이라는 훌륭한 연출가, 작가, 배우가 필요했던 것이다.

우스꽝스런 복장을 하고 종을 흔들며
'귀신아 훠이훠이 물러가라' 만을 외치는 줄 알았던 무당들이
실제로는
눈물을 흘리며 용서와 위로로 '살아있는 이'의 상한감정을 달래고 있었다.
신통한 무당이란
현실이 아닌 '사람의 마음' 속에 변화를 일으키는 존재였다.


사람은 '환경, 세상'이 아닌 '마음가짐'에 따라 컨트롤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