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정형외과

gomgomee 2003. 10. 11. 23:39
Hanos' Diary #624, 토요일, 더운가을?



[진료실]
의사선생님께서 내 왼쪽 발목을 여러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계셨다.

선생님 : 음 음 그러니까 어느 쪽 발목이 아픈거죠?-_-
나 : 헉.. 왼쪽이요-_-
선생님 : (만지작 만지작) 음 음 별 일 없으니 물리치료나 받고 가시죠?
나 : 다친지 오래됐는데 계속 아프구요T.T 부기도 안빠지구요T.T 아침에 일어나면 더 심하구요. 옆부분이 계속아프구요. 아픈부위가 올라오는 것 같구요 (줄줄-_-)
선생님 : 그럼 물리치료 며칠 더 받으실래요?
나 : 아 네..


[물리치료실]
나 : 저.. 인대가 늘어난 건가요?
치료사 : 네^^
나 : 인대 늘어나면 움직이지 말아야 된다면서요?
치료사 : 그럼요^^
나 : 그런데 아까 의사선생님께서는 계속 움직여줘야 된다고..
치료사 : 네 계속 움직여야 해요^^
나 : 움직여야해요? 말아야 해요? -_-;;
치료사 : 둘 다 해야지요^^
나 : .. 저 다시 축구하고 조깅하고.. 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치료사 : 뭐 지금해도 상관없어요. 몸이 망가지는게 문제죠. (활짝^^)
나 : -_-





황당한 대화와 경험이었지만
병원에서 돌아나오는 발걸음은 참으로 가벼웠다.
어리버리하고 대수롭지 않은 그들의 언행이
온갖 걱정과 겁에 가득찼던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 모양이었다.

인대 늘어나서 평생 고생하면 어떻게 하지!!
하며 일주일동안 고민하다가
인대 늘어난 건 정말 별거아니구나!!
하고 안심하기까지 30분 걸렸다.
병원에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있었던 하루.




삭제 (IP : 221.148.111.162) 윤정균 ::: 거기 손목도 잘보냐 10/1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