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오븐 단상
gomgomee
2006. 9. 29. 04:34
Hanos' Diary #898
20060929, 금요일, 7월보다덥다
작년 이맘때 쯤
미국과 유럽의 오븐을 수백개 조사한 적이 있었다.
지역, 가격별로 그 형태나, 용량, 기능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었는데
2000불이 넘는 최고급 오븐과 300불짜리 싸구려 오븐을 보며
마음이 케찹처럼 찹찹해옴을 느꼈다. ← 이번에 회사에서 배운 표현. 완전유용하다.
2099불짜리 GE 최고급 오븐
- 업그레이드 된 컨벡션 기능으로 더 많은 요리를 더 빠르게 조리할 수 있고
- 한 번에 여러가지 요리도 함께 조리할 수 있다.
- 완전 넓은 창을 통해 요리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 사용한 후에는 오븐이 알아서 청소까지 한다.
(증기를 뿜꺼나 뜨거운 불로 기름때를 태우고 녹이면,
특수코팅 재질에 의해 찌꺼기가 아래로 흘러내려 모인다고 한다.)
- 고급스런 스댕으로 마무리
359불짜리 GE 최저가 오븐
- 컨벡션 기능따위 없고, 요리도 한 번에 한 종류를 오래 조리해야 한다.
- 작은 창 마저도 없어서 요리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며
- 청소하려면 사용자가 일일이 수세미로 벅벅 문질러 기름때를 걷어내어야 한다.
- 미국인의 로망 스댕마저 비싸서 적용되지 않았다.
- 쿡탑도 코일이 빨갛게 가열되는 방식인 듯 하다.
이 오븐을 사용할 만한, 흑인 대가족의 허름한 작은 아파트를 상상했다.
집세도 잘 못내는 형편에 30만원짜리 오븐도 무리해서 장만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많고, 음식도 많이 해야 하지만
이 오븐으로는 한번에 많은 요리를 하기도 어렵고
좁은 부엌에 온 가족이 모여 있지만 오븐에는 요리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확인할 창이 없다.
요리가 끝나고 나면, 종일 밖에서 일하느라 피곤한 어머니가
잘 벗겨지지 않는 기름때를 수세미로 힘들게 닦아야만 한다.
반면에 2099불짜리 오븐을 사용하는 집은 어떨까
넓은 정원, 커다란 부엌
아마도 가정부가 있어서 어머니는 직접 요리를 하시지 않아도 될테고
넓은 창을 통해 요리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아이들은 별로 관심이 없을 듯 하다.
최고의 고급스런 기술이 적용된 여러가지 요리로 식사를 하면서도
가족들은 마치 평범한 일상인양 오븐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현하지 않을 것이며
가정부 아주머니는 오븐을 잘 청소할 수 있는 기술과 여력을 가지고 있지만
오븐 스스로 완벽하게 청소를 하기 때문에
그냥 버튼만 하나 누르고 기다리면 그만이다.
만약 우리 회사가 30만원대 오븐을 개발해야 한다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븐에 창을 달고, 자동 청소기능을 넣자고 기획서에 쓸지도 모르겠다.
원가가 너무 올라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내 마음 속 - 너무 신파로 상상하긴 했지만 - 흑인 대가족을 생각한다면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이러다 가우스 전자로 쫓겨나게 될 지도 -_-;;
20060929, 금요일, 7월보다덥다
작년 이맘때 쯤
미국과 유럽의 오븐을 수백개 조사한 적이 있었다.
지역, 가격별로 그 형태나, 용량, 기능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었는데
2000불이 넘는 최고급 오븐과 300불짜리 싸구려 오븐을 보며
마음이 케찹처럼 찹찹해옴을 느꼈다. ← 이번에 회사에서 배운 표현. 완전유용하다.
GE Profile™ 30" Free-Standing Electric Convection Range
Model#: JB988SKSS
Model#: JB988SKSS
2099불짜리 GE 최고급 오븐
- 업그레이드 된 컨벡션 기능으로 더 많은 요리를 더 빠르게 조리할 수 있고
- 한 번에 여러가지 요리도 함께 조리할 수 있다.
- 완전 넓은 창을 통해 요리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 사용한 후에는 오븐이 알아서 청소까지 한다.
(증기를 뿜꺼나 뜨거운 불로 기름때를 태우고 녹이면,
특수코팅 재질에 의해 찌꺼기가 아래로 흘러내려 모인다고 한다.)
- 고급스런 스댕으로 마무리
GE® 30" Free-Standing Electric Range
Model#: JBS03HWH
Model#: JBS03HWH
359불짜리 GE 최저가 오븐
- 컨벡션 기능따위 없고, 요리도 한 번에 한 종류를 오래 조리해야 한다.
- 작은 창 마저도 없어서 요리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며
- 청소하려면 사용자가 일일이 수세미로 벅벅 문질러 기름때를 걷어내어야 한다.
- 미국인의 로망 스댕마저 비싸서 적용되지 않았다.
- 쿡탑도 코일이 빨갛게 가열되는 방식인 듯 하다.
이 오븐을 사용할 만한, 흑인 대가족의 허름한 작은 아파트를 상상했다.
집세도 잘 못내는 형편에 30만원짜리 오븐도 무리해서 장만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많고, 음식도 많이 해야 하지만
이 오븐으로는 한번에 많은 요리를 하기도 어렵고
좁은 부엌에 온 가족이 모여 있지만 오븐에는 요리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확인할 창이 없다.
요리가 끝나고 나면, 종일 밖에서 일하느라 피곤한 어머니가
잘 벗겨지지 않는 기름때를 수세미로 힘들게 닦아야만 한다.
반면에 2099불짜리 오븐을 사용하는 집은 어떨까
넓은 정원, 커다란 부엌
아마도 가정부가 있어서 어머니는 직접 요리를 하시지 않아도 될테고
넓은 창을 통해 요리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아이들은 별로 관심이 없을 듯 하다.
최고의 고급스런 기술이 적용된 여러가지 요리로 식사를 하면서도
가족들은 마치 평범한 일상인양 오븐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현하지 않을 것이며
가정부 아주머니는 오븐을 잘 청소할 수 있는 기술과 여력을 가지고 있지만
오븐 스스로 완벽하게 청소를 하기 때문에
그냥 버튼만 하나 누르고 기다리면 그만이다.
만약 우리 회사가 30만원대 오븐을 개발해야 한다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븐에 창을 달고, 자동 청소기능을 넣자고 기획서에 쓸지도 모르겠다.
원가가 너무 올라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내 마음 속 - 너무 신파로 상상하긴 했지만 - 흑인 대가족을 생각한다면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이러다 가우스 전자로 쫓겨나게 될 지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