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아버지와 아들

gomgomee 2003. 3. 12. 18:08
Hanos' Diary #503
20030312, 수요일, 맑음



시편 141편 3,4절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숫군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내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 죄악을 행하는 자와 함께 악을 행치 말게하시며
저희 진수를 먹지 말게 하소서


2003년 1월 1일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며 받은 올해의 말씀이다.
말씀을 읽으며 '아멘' 이라는 대답보다는
'어라? 이 말씀은 나에게 직접적으론 해당 되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어리석게도
내 입엔 파숫군이 필요없고
내 마음은 악한 일에 기울지 않으며
나는 그런 세상적인 '맛있는 것'들을 탐하지 않는다고..
아 글쎄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미쳤었나보다-_-;;)


2003년이 시작된 후 (예전부터 그랬겠지만)
악한 일을 행하는 영에 온 마음을 지배당하며
온갖 악한 것들을 탐하며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 할 말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쏟아낸 것을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어 저 말씀을 꺼내보았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비밀이다.)
정말 뼈저리게 후회하고 회개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이 말씀이 어떤 말씀인지 실감했다.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는 정신을 빼앗기지 않을지...


숨어계셨던 하나님이 짜잔~ 하고 나타나신 느낌이다.

그 분이 항상 나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에 안주해버리고
내 마음대로 살아가며 그 분을 찾지 않을 때
하나님은 살짝 숨으신다.
내가 '아빠 아빠 T.T' 하면서 막 찾아다니길 바라시면서 말이다.
(하나님은 장난이지만
안전한 것인지 고아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는 나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그 분이 나의 창조주가 아니라면
이런 숨바꼭질은 무의미 할 것이다.
내가 그 분의 아들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그 분은 자신이 발견되기를 바라시며 숨으신다.

이젠 아침마다 하나님을 간절히 찾을 것이다.
매일매일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찾아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세상에 이보다 훌륭한 아들은 없을 것 같다.

(얼른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보아야 확실히 쓸 수 있겠.. 쿨럭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