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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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gomee 2003. 2. 18. 00:49
Hanos' Diary #492
2003/02/18, 화요일, 날씨모름


불질러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뒤
정말로 불을 질러 무고한 사람을 모두 죽여버린
김 모씨의 침대를 보았다.

의사와 경찰, 그리고 기자들은 있지만
그의 가족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크게 다친 자신의 남편, 아버지를 버려두고 잠적해버린
그의 가족만 보아도
그에게 정상참작의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뭘 얼마나 알고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죽도록 밉다.

만약 지금의 내가
나의 아들을 불태워 죽인 사람을 만난다면
내가 죽거나, 그가 죽거나
둘 중 하나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사람을 찾아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았다는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에 의해 고통받으며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내려보낸
어느 절대자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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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며 그 분의 사랑을 믿고 있지만
그 사랑 없이는 1초도 살 수 없는 사람이지만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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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의 아픔을 조금도 헤아릴 수 없는 사람이지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