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도리

gomgomee 2004. 1. 4. 17:23
Hanos' Diary #676
20040104, 주일, 추워짐


1달쯤 전
어머니 생신을 맞아 청주 집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좌석을 미리 예매해 놓고 영등포 역에서 기차에 올랐는데
내 자리에 한 할아버지께서 앉아계셨다.

'할아버지 여기 제 자리거든요'

머뭇거리다 최대한 공손히 말씀드렸지만
할아버지께서는 기분나빠하시며 한마디 하셨다.

'나는 서울 본역에서 기차표를 샀는데
영등포에서 탄 사람이 비키라고 하면 이건 도리가 아니지'
...


결국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이끌려 다른 자리로 옮기셨고
나는 요즘엔 미리 기차표를 예매해야 좌석을 구할 수 있다고 알려드렸다.

적어도 그 할아버지의 입장에서
나는 도리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세상엔 몰라도 되는 도리가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