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불완전함이 주는 확신

gomgomee 2010. 1. 18. 23:55
Hanos' Diary #1060
20100118, 월요일, 영상인가



성경 속 믿음의 조상들은 의외로 실망스런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오늘 QT에 등장한 모세만 해도 그렇다. 무려 하나님께서 직접 도와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리고 누가 봐도 자기가 딱 적임자인데, 정작 모세는 이러 쿵 저러 쿵 핑계를 대며 못하겠다며 참 못난 모습을 보인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모세 급 유명인들은 이런 힘든 상황 앞에서 오히려 더 강해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말이다. 그리고 현대 신앙인들과 비교해보더라도 이러한 모세의 행동은 결코 모범적인 신앙인의 모습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독 성경에서만은, 이런 찌질한 사람들이 잔뜩 나와서는, 답답하게 고생 고생하다 마침내 하나님께 의지하여 그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 일들을 보여준다. 그들은 결국 바다를 가르고, 성벽을 무너트리고, 물 위를 달린다. 세상에 이런 등장인물과 비논리적인 내용과 이해 불가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경전을 가진 종교가 또 있을까?

그래서 난 이 특이하고 유별난 종교가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지 않은 유일한 신의 이야기임을, 그리고 이 엄청난 메시지들이 참 찌질한 나에게도 또한 유효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