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남아공 월드컵 한국팀 전망

gomgomee 2009. 12. 26. 23:30

Hanos' Diary #1057
20091226, 토요일, 추워지는겨울



2010 남아공 월드컵 조편성


일단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4번째 시드로 끼어들어간 A / G 그룹이 가장 불운한 조합이라 할 수 있고, 그 다음으로는 D / E 그룹이 가장 험난한 조별리그를 치르게 되지 않을까 싶다. G그룹에 속한 북한은 카카랑 호나우딩요한테 정신 없이 휘둘리고, 드록바한테 해트트릭 내주고, 호날도한테 놀림 받으며 3전 전패를 기록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만약 한국이 G그룹이었다면 기업들이 월드컵 관련 각종 이벤트를 모두 취소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북한은 캐안습. 일본도 이번엔 16강 진출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고, 이쪽 동아시아에서 그나마 본선진출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국 역시 최악의 조편성을 피했을 뿐, B 그룹만 떼어놓고 보면 한국이 3패를 당하고 탈락한다 해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닌 쟁쟁한 팀들이 그룹 내에 가득하다.



VS 그리스 (2010년 6월 12일)
그리스는 통계상으로 B조에서 가장 약체이긴 하지만, 그리고 역대 월드컵에서의 성적도 일천하지만, 유로 2004에서 우승을 차지하던 그리스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무시무시한 팀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수비중심의 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과연 한국의 연약한(?) 공격수들이 이런 밀집수비를 뚫고 득점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렇게 골 문을 틀어 잠근 유럽 팀을 상대해본 선수는 유럽 최강팀에 소속된 박지성 정도밖에 없지 않을까. 어서 기성용이 성장하고, 박주영이 천재적인 공격 본능을 발휘하길 바랄 수 밖에. 어쨌든 B조 최약체인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이기지 못한다면 한국의 16강 진출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VS 아르헨티나 (2010년 6월 17일)
아마도 메시한테 3골, 테베즈한테 2골을 내어주며 다시 한 번 0:5 신화를 재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눈 딱 감고 메시를 부상시켜 퇴장시키더라도 아게로, 밀리토, 이과인, 라베찌 등등 무시무시한 공격수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지금부터라도 아주 재빠르고 똑똑한 (키가 작더라도) 수비수들을 2~3명 정도 발굴하여 합숙훈련에 돌입하지 않는 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엔 장신 수비수들로 제공권을 압도하는 4백을 운영하는 게 대세이긴 하지만, 아르헨티나 전을 대비한다면 발 빠른 3백도 함께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오직 한 경기를 위해 3백을 따로 준비하기가 어렵다면 아예 아르헨티나 전을 포기해버리고 이날 주전들이 편히 쉬며 나이지리아 전을 대비하는 것도 나름 한 방편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마라도나가 감독을 맡아 팀을 말아먹거나, 베론이 노환으로 몸져눕고, 리켈메가 어머님의 반대로 비행기에 타지 못하게 된다면 무승부도 가능하지 않을까.


VS 나이지리아 (2010년 6월 23일)
아르헨티나 전은 포기하자는 둥, 비겨도 대박이라는 둥 속 편하게 썼지만, 그렇기 때문에 결국 이번 나이지리아 전은 꼭 이겨야만 하는 벼랑 끝 경기가 될 것이다. 아마도 한국은 '1승 1패' 혹은 '1무 1패'인 상황에서 3차전을 맞이할 확률이 높다. 골득실을 생각해서라도 한국은 아르헨티나 전에서 어쨌든 절대로 기필코 1~2골 내로 실점해야 한다.
나이지리아는 보면 볼수록 내공이 느껴지는 팀이다. 야쿠부, 마틴스, 카누, 미켈 등등 이름값 좀 할만한 선수들이 포진해있고 (마틴스는 또 누가 막아야 하나…) 감독 역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을 4번째 이끌고 있다고 한다.


상대팀들을 들여다보면 볼 수록 생각하게 되는 것은 결국 한국은 ‘수비’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2002년처럼 안정적인 3백을 운영하면 좋겠다. 선진축구의 대세라고는 하지만 4백 시스템은 동양 축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어쨌든 아르헨티나 전은 메시와 맞붙는다는 것 만으로도 참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고, 그리스와 나이지리아 전은 한국이 절대 뒤로 물러설 수 없는데다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정말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이다. 정말이지 2010년 6월이 기대된다. 누가 나 좀 남아공 보내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