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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신혼여행. 파리. 10월29일.
gomgomee
2009. 1. 21. 23:21
신혼여행 둘째날 (2007년 10월 29일) 사진들.
여행 기간 중 유일하게 파리를 벗어나 근교지역으로 놀러갔던 날이었다.
기분 탓이었는지, 진짜로 프랑스 음식은 뭐든 맛있는 것인지, 파리에서의 식사는 항상 만족스러웠다. 결혼식날 친구/동기들이 마련해준 든든한 비자금이 있어서 왠지 비싸보이는 레스토랑에도 별 걱정없이 들어가 매번 감사히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둘 다 직장을 다니며 결혼을 준비하느라 너무 바빠서, 결혼식 당일 이후의 일정에 대해서는 거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파리 여행계획도 비행기 안에서 책자를 살펴본 게 전부였다. 여행의 퀄리티는 얼마나 잘 준비했는냐에 따라 좌우되기 마련인데, 둘째날 아침까지도 뚜렷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었다. 아침먹고 부랴부랴 윙버스랑 네이버에 접속해서 책자만으론 부족했던 부분을 체크했다. 한국에서 500원, 1000원주고 인터넷 쓸 때는 몰랐는데, 13000원짜리라 생각하니 페이지 로딩 한 번 할 때마다 애가 타더라.
일단 한국보다 날씨가 많이 추워서, 본격적으로 놀러다니기 전에 두꺼운 옷을 한 벌씩 샀다. (역시 친구들이 마련해 준 비자금을 활용했다. 생유.) 아직 10월 말이었는데 백화점들엔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있었다.
'다른 건 다 못봐도, 모네의 집 - 지베르니의 정원 만은 꼭 봐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여행을 갔었는데, 안내책자를 보니 지베르니의 정원은 매년 10월까지만 개장한다고 되어있었다. 이 날이 벌써 10월 29일이었던 터라 일단 가고보자는 생각으로 파리근교로 떠나는 열차가 많은 생라자르 역에 갔다. 지베르니의 정원은 꽤나 유명한 장소인지 역에 가이드책자가 많이 비치되어 있었다. 기차를 타고 베르농에 내리면 그 곳까지 가는 셔틀 버스가 있어서 외지인도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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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행선지들을 보던 중 애니메이션 '나디아'의 쟝이 삼촌이랑 같이 살던 '르아브르 Le Havre'를 발견했다! 만화를 보면 쟝이 르아브르에서 배를타고 파리의 만국박람회에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도 파리와 세느강으로 연결되어있는 도시인 모양이다. 혹시 기회가 다시 온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나름 신혼여행 포스팅인데 우리 부부가 함께 나온 사진이 너무 없어서 민망하지만 한 장 골라봤다. 왜인지 신혼부부 특유의 어색한 듯 샤방한 느낌이 없고 그냥 남매가 놀러왔거나 수유동 사는 커플이 4호선을 탄 느낌이 난다. 옷이 좀 너무 칙칙한가?
모네가 지베르니라는 지역에 정착하여 만든 수련정원과 집. 정말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이 사진이 왠지 그림 속 풍경처럼 보이는 이유는, 실제로 모네가 이 곳을 그린 그림을 우리가 자주 보았기 때문일 듯.
7. 덩쿨로 둘러싸인 모네의 집
집 주인은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세월이 흐를 수 록 더 멋있어지는 집.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과감한 컬러로 도배한 부엌이 인상깊었다.
8. 지베르니의 정원 - 아치
이 곳 역시 모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풍경이라고 한다. 10월 말에 방문한 터라 꽃으로 가득 찬 아치를 보진 못했지만, 어딜 둘러봐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득 찬 정원이었다.
여행기간 내내 기분이 좋아 업된 상태였던 아내, 장거리 여행의 피곤함보다 만족감이 훨씬 컸다. 유럽으로의 신혼여행은 정말 추천할 만 하다.
10. 다리가 길어보이는 특수촬영
모네의 집을 벗어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한 30분 걸으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동네였는데, 모네의 정원을 보러 몰려드는 관광객들 덕분에 먹고사는 것 같았다. 한적하고 예쁘게 정리된 동네를 보며 어떻게 좀 여기서 먹고살 순 없을까 하는 유혹에 빠져들었다.
아직 1집도 나오진 않았지만, 미래의 앨범들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벽의 덩쿨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사진사의 내공보다 훨씬 분위기 좋은 사진이 나왔다. (잘 못 잡은 구도는 아쉽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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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2009년)들어 드디어 아내가 가내수공업으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첫 곡을 들어보려면 클릭(새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