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우리는 강하다.

gomgomee 2002. 6. 21. 15:21
Hanos' Diary #319, 금요일, 비좀오지-_-;;




아버지 생신을 맞이하여 청주에 내려왔다.


늦으막한 시간까지 TV를 보며 부모님과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 주제는 월드컵, 한국팀의 선전에 대한 것이었고



어머니께서 지난 번 이탈리아와의 경기에 대한 평가를 내리셨다.

"이탈리아가 너무 거칠고 지저분하게 경기를 해서
하나님이 그들을 지도록 하신거야"

완전 동의할 순 없었지만 전혀 근거없는 말씀도 아니고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말씀을 이으셨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나라가 어떻게 그 잘하는 이탈리아를 이기겠니"






하나님의 은혜도 은혜지만

이탈리아보다 우리나라가 더 실력이 좋았기 때문에 이긴 거라고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수준이 세계 최정상급인 거라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어머니에게 약 15분동안 설명을 했다. (설득?)




만성적 패배주의


우리나라가 너무 실력이 좋아서 상대팀이 줄줄이 지고있다고 생각하기엔

뭔가 마음 한구석이 불안한..

감히 그 유명하고 잘하는 나라를 우리나라가 이길 순 없다고..

이겨도 그건 실력이 아니라 운이었다고..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는,



월드컵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던,

아니 그 어디에서도 뭐 하나 제대로 이겨보지 못했던

약소국 한국의 국민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결국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고, 8강에(!!) 오른 지금까지도

우리의 승리를 당당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일 우리나라가 4강에 진출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만성적인 패배주의에서

벗어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내일 져도 난 너무 좋다.

한국은 분명히 세계 최정상급의 축구강국이라는 걸 증명했다.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거다.

특히 치열한 월드컵 8강에서는 더더욱.



제발 패배 이후

'역시..세계의 벽은 높았다..' 거나

'경기 내용은 우리가 앞섰는데... 문전처리 미숙으로...'

운운하는 그런 말만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삭제 (IP : 211.58.91.143) 윤정균 ::: 우리는 강팀이라니까아~ 06/24 09:13
삭제 (IP : 203.252.119.194) poyon ::: 아부지 따뜻하게 힘 주시는 말에 너무도 행복해서.. 그만 엉엉 더 크게 울고 말았다. 06/23 21:03
삭제 (IP : 203.252.119.194) poyon ::: 아멘!! ㅠ.ㅠ 스페인 전 승리를 즐기는 선수들을 보며 하나님이 하시는 얘길 들었다. 06/23 21:02
삭제 (IP : 218.144.96.202) brother ::: 한국의 승리는 우리 민족에 대한 내적치유인게야.. 06/23 20:33
삭제 (IP : 211.216.12.208) Ehoa ::: 오늘은 그 증명의 결정판! 나 아빠랑 한잔한다 갸아아- 06/22 22:46